일단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해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자 10여 년간 투쟁했어요. 그 결과로 첨단산업의 직업병 판단기준에 변화가 생기기도 했고, 황유미의 백혈병을 비롯해 여러 노동자의 직업성 암과 희귀질환들이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시작했지요. (물론 여전히 피해노동자 및 유족에게 입증을 요구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요). 또 삼성전자 상대로 백혈병, 암, 희귀질환을 겪는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대표이사의 공개사과, 배제 없는 보상,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대해 2018년 중재방식으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힘이 모자랐던 부분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피해자들의 절규, 그리고 오랜 시간의 사회적 연대가 모인 힘이 삼성이란 거대 자본이 움직이도록 한 거잖아요. 그런 운동을 여러 동지와 함께한 게 아무래도 저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고 여전히 많은 노동자, 특히 하청이나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위험이 외주화되는 문제, 여성노동자들의 직업병, 자녀 산재 등 여전히 끊이지 않는 피해들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네요. 갈 길이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