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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행정대집행 10년, 다시타는 밀양 희망버스 함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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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1일, 밀양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아 다시타는 밀양 희망버스를 위해 한 달여간 분주히 활동했습니다! 2024년, 6월 8일 전국에서 모인 참여자들이 사전 프로그램으로 청도 삼평리, 밀양 여수마을, 고정마을, 용회마을, 평밭마을에 세워져있는 송전탑 부지로 나뉘어 방문해 마을분들과 만남의 시간을 사진 뒤 장소를 옮겨서 모두 모여 본집회를 힘차게 진행했습니다! 10년 전, 밀양과 청도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였던 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니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부정의한 에너지 체제와 국가권력은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합니다. 밀양의 투쟁은 그것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싸워나가야할 주요한 깃대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밀양 765KV 대책위의 편지를 나눕니다.
<6.11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아 밀양의 친구들에게 드리는 편지>
오늘은 6월 11일입니다. 행정대집행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10년 동안 이날만 되면 산다는 것이 무거운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날의 절규, 엔진톱 소리, 헬기 소리, 밥그릇이 깨지는 장면, 세상에 많은 일이 무뎌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항상 오늘 하루는 참으로 힘겨운 날이었습니다.
낮이면 송전탑 그늘로 수십 갈래로 갈라지는 밭, 밤새 반짝이는 송전탑. 비 오는 날 웅웅 거리는 송전 소음. 파괴된 마을공동체. 윤석열은 이렇게 11차 전기본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네들은 졌다.” “이제 이 땅에 송전탑은 뽑히지 않는다.”
두려워서 외면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싸움의 상처는 너무나도 깊었기에 다시 싸우고 싶지도 않고, 이대로만 살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저 크나큰 철탑이 우리를 따라다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 남아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라는 말을 꼭 안고 살고 있습니다. 존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말해야 했습니다.
희망버스 22대가 밀양으로 온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할매, 할배들은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맞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말리고 말려도 수백 개의 떡을 준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없는 시간을 내고,아픈 몸을 이끌었습니다. 김밥을 말고, 오이, 감자, 달걀을 모아 여러분을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당당하게 싸워온 할매, 할배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고 싶습니다. 10년 전과는 달라진 몸과 마음. 다시 10년 전을 이야기해야 하는 수많은 인터뷰들. 기억함으로 살아나는 고통. 감내하고 인내하며 해나가야 하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존엄을 지키며 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일 수 있었습니다.
6월 8일,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에 1,5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로 우리가 모였습니다. 밀양의 친구들, 연대자, 시민, 동지, 여러분!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웃으면서 맞이하겠다고 말하던 할매 할배들이 모두 우셨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어르신들은 종일 차가운 비바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감기 몸살에 걸린 분이 한 분도 없을 정도로 큰 힘을 얻었습니다. 특히 마을공동체 파괴로 심했던 마음고생이 심했던 주민들은 어느 날보다 큰 위로와 힘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처 전화를 드리기도 전에 전화들을 주셔서 부끄러웠습니다.
우리는 송전탑 아래 함께 섰고, 뽑겠다고 결의했고, 이제 우리가 함께 싸워보겠다고 외쳤습니다. 영남루 맞은편에서는 할매, 할배, 밀양의 친구들 모두 웃고 있었습니다. 결의대회가 아니라 잔치 같은 날이었습니다. “송전탑 뽑아내고 내년에는 잔치하자!”라는 구호가 툭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이것이 밀양이 버티는 힘입니다.
우리 모두 이 운동을 이어 받기를 결의했습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윤석역의 핵폭주를 막아냅시다. 우리가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를 바꿔낼 수 있습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만들어봅시다. 우리 곧 다시 만나 함께 운동을 펼쳐갑시다! 희망버스 엽서 중 하나를 소개하며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밀양은 큰 산입니다. 탈핵 탈송전탑 운동에 큰 소리로 함께 하겠습니다.”
앞으로 함께할 11차전력수급기본계획 투쟁에서도 단호하게 맞서고, 신명나게 꿈꾸고, 다정하게 돌보며 투쟁합시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드림
(사진: 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