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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재생에너지 ‘갈등’ 현장을 방문하고 투쟁하는 주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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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재생에너지 ‘갈등’ 현장을 방문하고 투쟁하는 주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후정의동맹이 전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갈등'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화순에서는 두 곳에서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둘러싸고 주민투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성산 풍력발전 현장에서는 개천사의 스님과 주민분들은 직접 새벽마다 몸으로 자재운반을 막아서며 싸우고 계신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동복풍력발전은 주민들이 삭발과 농성을 하면서 싸우면서, 군청의 개발행위허가를 막고 있습니다. 무안 운남면의 풍력발전단지 건설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기의 풍력발전기는 건설 완료되었고, 세번째 풍력발전기의 타워가 세워진 후 블레이드가 조립되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풍력발전기들은 한 민가 바로 코 앞에도(300미터도 안 떨어져 있습니다) 세워지고 있었습니다. 타워를 세우기 위한 기초 공사의 충격으로 집 안 화장실의 타일에 커다란 균열이 간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무안의 인근 간척지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린 대규모 태양광 단지도 보았습니다. 이전에는 쌀농사를 짓던 곳이었습니다. 농민분들은 식량위기가 이미 도래한 기후위기 시대 먹거리를 만드는 농토를 지키고, 놀고 있는 공장들의 건물과 유휴부지, 도시 등에 우선 설치해야하지 않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재생에너지 개발들에 대해 주민들은 대개 공사가 시작되고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언제 주민설명회가 진행되었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군청과 군수에 대해서 성토를 합니다. 그들이 업체와 짜고 주민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개발행위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군수와 업체 사이의 뒷거래가 의심스럽다며 이런저런 구체적인 정황들을 제시하였습니다. 막무개로 진행되는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은 주민들에게 여러 피해를 안겨다 주고 있습니다. 풍력발전가 건설되는 곳 인근에 새우 양식장을 하는 무안의 한 청년은 공사 영향으로 새우가 모두 죽었지만 업체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해결이 안되면 다 불살라버리고 싶다는 억울한 감정을 호소하셨습니다. 작년, 삼천포 발전소의 한 비정규 노동자가 고용불안을 겪다 생을 마감했던 사실이 떠오릅니다. ‘정의로운 전환’ 논의가 탈석탄 결정 이후에도 지지부진하고, 심지어 알량한 직업교육이라는 대책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속속들이 폐쇄되는 상황이, 농민과 주민의 삶은 아랑곳 않고 삽질부터하는 재생에너지 난개발 현장과 겹쳐집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으니 그제서야 단순히 ‘피해’라는 표현이 얼마나 부족한 말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과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다는 감각, 그리고 단순히 ‘개인 이기주의’로 치부하는 사회의 눈초리는 일상을 송두리째 위협받는 분들을 더욱 더 고립시키는 듯 하였습니다. 기후위기를 막자는 재생에너지전환이 농촌에서 살아가는 돈없고 힘없는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상황입니다. 공공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생태적이지도 않은 민간자본 주도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그간 기후생태위기를 야기해온 길을 옷만 바꿔입고 그대로 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맞서 싸우는 지역들이 만나 힘을 모으고 있는 <농어촌파괴형 재생에너지 반대 전남연대회의>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전남농민회가 돕고 있는 전남연대회의의 간담회에는 순천, 화순, 장흥, 무안, 나주, 완도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피해를 경험하고 또 맞서 싸우시는 주민들이 참여하셨습니다. 하나 같이 억울한 사정들을 안고 있으셨습니다. 간담회에서 전남연대회는 ‘돈놓고 돈먹기’ 식의 재생에너지 사업이 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유발하는 ‘이윤체제’에 대한 비판과 공공적, 민주적, 생태적 에너지전환에 대한 기후정의동맹의 주장에 공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9월 24일의 기후정의행진에도 함께하리라 결의해주셨습니다. 지금 당장 벌어지는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피해와 고통을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개별적으로 싸워서는 반복되는 재생에너지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에 공감을 해주신 것입니다. 전남연대회의는 8월 19일 오전 10시, 전남도의회에서 난개발되는 재생에너지 사업의 피해를 고발하는 증언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남연대회의 정책위원장이 도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관련 조례를 발의하는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함께 진행되는 증언대회입니다.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가 기후위기의 대안일 수는 있습니다만, 그 개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대안으로서의 지위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 증언대회에서 불합리하고 부당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맞서 싸우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멀지만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남연대회의는 전국적인 차원의 연대회의도 준비하고 있고, 서울에서도 토론회와 증언대회도 추진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기후정의동맹도 도울 일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람과 햇볕은 모두의 것인데, 소수의 주머니를 불리는 이윤으로 둔갑하며 동시에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는 농민의 말씀은 기후부정의를 관통합니다. 기후정의동맹은 농지를 침탈하고 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방법이 아닌, 공공적이고 민주적이고 생태적인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외치는 더 큰 목소리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부지런히 만나고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