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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이야기 이모저모 #18 지난 5년, 기후정의동맹이 만든 변화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운동

동맹이야기 이모저모 #18

지난 5년, 기후정의동맹이 만든 변화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운동

-2026년 기후정의동맹 전체회의에서 나눈 이야기들
정록(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 / 인권운동사랑방)
지난 3월 12일, 2026년 기후정의동맹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예년에 비해 한 달가량 늦게 열린 전체회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운영위원들과 ‘평가팀’을 구성해 2025년 한 해 평가를 넘어 기후정의동맹 출범부터 지난 5년여의 운동과정을 차분히 돌아보는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요동치는 국제정세와 전쟁의 확산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의 후퇴가 본격화되고 한국사회 역시 그 흐름에 휘말려들어가는 상황에서 기후정의운동의 과제를 다시금 세워내기 위해서는 지난 활동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기후정의동맹의 활동을 떠올려보면, ‘기후위기’에 위축되지 말고 ‘기후정의’로 다른 세상을 열어가자는 크고 작은 집회와 행진들을 꾸준히  제안하고 조직해왔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이 먼저 나서서 경고했던 ‘기후위기’라는 현실은 너무나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처럼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며 제로웨이스트, 비건실천 등 ‘개인적 실천양식’들도 확산되어 갔지만, 모두들 이 사회의 근본구조가 바뀌여야 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재화들, 자연에서 취한 원료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그냥 자연스럽게 얻어지고 발생하는 일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물건들은 기업들이 생산하고 그 기업들은 다양한 원료와 에너지 등을 또 다른 기업들에게 구매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듯이 모든 기업들은 이윤을 쌓고 자본을 불리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우리는 살고 있고, ‘기후위기’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후정의동맹은 ‘체제전환’과 ‘기후정의’를 외쳐왔습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개인’이 아닌 정부와 자본에게 분명하게 묻는 ‘기후정의’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매년 ‘9월 기후정의행진’을 함께 준비하고 열어왔습니다. 2023년에는 세종 정부종합청사에서 금요일 오후 ‘기후정의파업’을 개최했던 기억도 납니다. 기후정의파업에 함께 했던 발전노동자들이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기후집회를 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024년 충남 태안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향한 발전노동자 대행진’을  시작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신공항, 케이블카,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움을 이어오던 이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기후정의투쟁’으로 새롭게 조직하고 연대를 확장해왔습니다. 지난 5년 아직은 미약하지만, 적어도 ‘기후위기’ 문제는 권력과 자본이 만들어낸 문제라는 것,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거리에 나선 이들에게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 문제를 정확히 규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 그 힘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입니다. 기후정의동맹은 이러한 고민에서 2023년부터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석탄발전소 폐쇄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발전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공공이 소유/운영하는 풍력-태양광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신속하게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5만 명의 입법청원도 성사하고 그 힘으로 ‘공공재생에너지법안’ 국회발의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이 운동이 기후정의운동이 제시하는 ‘대안사회’로의 전환의 발걸음이라고 여겨지기보다는 복잡하고 어려운 ‘에너지 법안’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국가와 결합한 자본의 탐욕은 이제 ‘온실가스’에서 ‘전쟁과 학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이란 전쟁은 강대국의 일방적인 침략과 함께  전세계에 ‘에너지 위기’를 몰고 왔습니다. 이제 기후정의운동이 외쳤던 ‘체제전환’은 반전평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경로이기도 합니다.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은 자본의 탐욕을 위한 화석연료에서 모두를 위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자본의 화석연료체제가 전쟁과 학살을 불러왔다면, 이를 멈추고 더이상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전환의 과제는 재생에너지에 머물지 않습니다. 의료, 식량, 주거, 돌봄과 같은 우리 삶의 영역들을 자본으로부터 해방시킬때 우리는 생태적 한계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회생태적 공공성’이라는 큰 그림을 이번 전체회의에서는 함께 그려보았습니다.
22대 국회에 발의된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이 ‘에너지 법안’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세상으로 전환을 향한 거대한 발걸음이 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갈지, ‘사회생태적 공공성’이라는 그림이 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는 벅찬 투쟁을 어떻게 조직할지 고민되고 기대되는 전체회의였습니다. ‘체제전환’과 ‘기후정의’로 달려온 기후정의동맹의 지난 5년이 있었기에, 함께 또 다른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기후정의동맹이 만들어갈 새로운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