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이야기 이모저모 #16
한국석유공사 & 다나페트롤리엄 규탄 국제 행동의 날
은혜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장
지난 11월 26일, “한국석유공사 & 다나페트롤리엄 규탄 국제 행동의 날”이 열렸습니다.
한국 석유공사는 자회사를 통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스전 개발 사업 참여를 멈추라고 외치기 위해 연대체들이 모였습니다! 관련해 메일이나 문자, SNS 등을 통해 소식을 받아보셨겠지요? 927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해주시거나 관심 있게 지켜봐주신 단비님들은 모두 팔레스타인 민중의 해방을 외치는 기후정의동맹의 이야기가 낯설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기후정의행진에서 선정한 기후정의 걸림돌로 이스라엘 정부가 선정되기도 했지요.
927기후정의행진 6대 요구안과 설명 중에서
“전쟁과 학살을 종식하고, 기후위기 악화시키는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수출 중단하라”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확산되며 수많은 생명이 학살당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명에 달한다. 전쟁과 군비 증가는 기후위기 심화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군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전 세계 배출량의 5.5%에 달한다.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2035년까지 GDP 대비 2%에서 5%로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배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 와중에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 규모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무기 수출은 다른 국가와 생명에 대한 가해이며, 신공항 건설은 군사 지배 확대와도 연결된다. 전쟁과 군비 확충은 인류의 비극을 키우고 기후위기를 심화시킨다. 기후정의를 위해서는 반전과 군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부 요구안 중 11번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집단학살 중단하고, 한국 정부는 석유공사의 가자 가스전 사업, 방위산업 육성, 무기 수출을 전면 중단하라”
한국석유공사의 가스전 사업 참여에 관련해 좀 더 설명하자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해양을 포함하여 12개의 석유/가스 해양 탐사 라이선스를 전 세계 에너지기업에 판매하였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포함한 이 라이선스 발급은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에 참여한 ‘다나페트롤리엄’이라는 기업은 한국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라는 것입니다. 다나의 본사가 위치한 스코틀랜드의 활동가들이 조사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을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에게 공유하며 함께 다나를 막아내기 위해 행동하자고 제안을 해주어서 시작되었습니다. 자본의 착취가 전지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이에 맞선 민중의 투쟁도 국경을, 바다를 가로지를 수밖에 없겠지요. 2023년 10월 이래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제노사이드(집단학살)’협약 위반혐의에 대해 긴급조치를 내렸고, 전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이 각국에 압박을 가하고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외교적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기에, 유럽 등지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자원 약탈 개발 행위에 가담시키며 경제적 동맹을 맺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주 멀리 있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방법은, 이 땅에도 아주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팔레스타인의 자원을 탐사할 수 있는 권리를 팔아 버는 돈으로 팔레스타인 민중의 집단학살을 지속하는 이스라엘의 공모자가 되지 말라, 압박하기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모색했습니다.
우선 한국석유공사에 빈 손으로 가서 구호만 외칠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 문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진행중이던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1만명의 서명을 달성하여 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애를 썼습니다. 전화를 돌리고, 온라인으로 홍보를 했지요.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해 오프라인으로 하루만에 4천명 가까이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열명이 넘는 연대자들이 종일 발로 뛰고 허리를 숙이며 한 분 한 분 서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발전노동자 집회에서도 많은 서명을 받으며, 다양한 현장의 연대를 모았고 당일 1만명을 채운 서명운동 결과를 가지고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들과 면담을 했답니다.
이 집회는 울산에서 진행된 만큼, 울산지역의 동지들과 만나 합을 맞추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회의를 통해 집회 발언을 구성하고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울산 동지들은 현장답사를 하고, 울산 지역의 노동자분들을 조직하고 서울에서는 울산으로 가는 투쟁버스를 조직했답니다. 지구 반대편 스코틀랜드와 영국에서도 국제 연대의 날 준비가 동시에 이뤄졌구요. 집회 전에는 참여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기획되었는데요, 오픈마이크와 연날리기, 분필 행동 등이 펼쳐졌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앞에서 집회는 처음 있던 일인가 봅니다. 알록달록 분필로 수놓아진 바닥을 보며 경찰들이 당황하며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곤란해하더군요.
본 집회에서는 여러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손수 내려오신 팔레스타인 차를 울산의 노동자 동지들에게 나누어주신 ‘살레’님은 어린시절의 경험을 통, 에너지 통제권을 빼앗긴 민중의 삶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에너지가 무기가 되어 마주한 현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는 연료에 의존합니다. 그리고 이 연료는 완전히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연료의 반입을 어떨 땐 허용하고 어떨 땐 차단하면서 가자지구를 압박하고 고의적으로 파괴하려 들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연료 자체가 약탈된 자원입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천연자원을 약탈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게 막았고, 전쟁의 무기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로 저는 암흑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매일 밤 아버지는 작은 전등 주위에 우리를 앉혀 어둠 속에서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 주려고 하셨습니다. 온수 없이 씻는 것은 어려웠고, 전기 없이 공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정전이 될 때마다 일상이 멈췄습니다.
단순히 각 가정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연료를 제한하자 휘발유와 경유가 부족해 차량 수백 대가 멈춰 섰고, 경제 활동이 마비되고 가게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약탈한 자원인 연료를 우리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기화한 직접적인 결과였습니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변주현 동지’는 현대건설기계가 팔레스타인에서 이뤄지는 집단학살에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밝히며, 노동자로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다지는 발언을 힘차게 해주셨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활동과 관련된 기업 명단에 현대건설기계를 포함했습니다. 여러 나라 초국적 기업들이 전쟁에 적극 가담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연루되어 있습니다. 그중엔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안에서 가스와 자원을 수탈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젠 K-방산을 외치며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전쟁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무기 판매사원처럼 지구 곳곳을 오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학살과 전쟁범죄에 동조하면서 ‘인권’과 ‘인권 경영’을 말하는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현대건설기계를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릅니다.
저는 노동자로서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들이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사용되어 학살 도구가 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만든 제품들은 잿더미가 된 팔레스타인을 재건하는 평화와 자유의 수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노동자들이 만든 제품들은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해결하는 삶과 생존의 수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발언을 했는데요, 에너지는 기후위기시대 우리의 기본권임을, 에너지를 통한 이윤 창출을 위해 전쟁과 집단학살에 외면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투쟁하자는 내용을 담아 이야기했습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 삶에 무엇이 필수인가’, ‘우리의 권리는 무엇인가’
눈을 뜨고 감는 우리의 하루, 병원도 학교도 지하철도 공장도 전부 전기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에너지를 소수 기업의 돈벌이로 맡겨도 되겠습니까? 전쟁범죄와 학살의 연료로 쓰이게 둬도 되겠습니까? 이주노동자도 가난한 사람도 여성도 성소수자도 장애인도, 누구나 차별 없이, 삶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에너지를 쏠쏠한 사업거리로만 다루는 다나페트롤리엄, 한국석유공사,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순진한 척 공모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내버려두지 맙시다. 에너지공공성을 위해 함께 싸울 시간입니다.
11월 26일, 한국에서 진행된 한국석유공사&다나페트롤리엄 규탄 국제 행동의 날은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울산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기후정의동맹, 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 기후특위, 민주노총 울산 본부가 함께 주관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 기후정의 연대체, 노동운동이 함께 공동으로 사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팔레스타인 연대에 노동자들이 앞서서 투쟁할 수 있도록 분주히 조직해주신 울산의 동지들과도 만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2월에는 체제전환운동포럼이 열립니다. 2일차 (금) 오후 자유세션에서 ‘팔레스타인은 해방의 리트머스다 - 제국을 부수는 저항과 연대’에 기후정의동맹도 토론으로 함께합니다. 그 날 고민과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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