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단·소 : 기후정의동맹의 단비님을 소개합니다
김영훈 단비님을 소개합니다
단비님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싣고 동단소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만난 분은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전KPS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김영훈님입니다. 김영훈님은 이제 8년째 태안화력 발전소의 2차 하청 노동자로 일하면서, 2021년에 만들어진 공공운수노조 KPS비정직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한재각 집행위원이 진행했습니다.
(사진 출처 : 923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동맹(이하 동맹): 기후정의동맹의 후원인입니다. 언제 기후정의동맹을 만나게 되셨나요?
2021년에 KPS비정규직지회를 만들면서 기후정의운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음해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엄청난 활기와 긍정적인 분위기를 느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의 집회는 좀 딱딱한데 많이 다르더라구요. 또 작년 초 개최된 동맹의 기후정의캠프에 참여하면서 ‘힐링’되는 것을 느꼈어요. 나와 함께 해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동맹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태안 석탄발전소의 폐쇄가 2026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자들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전국적으로 석탄발전소가 폐쇄가 이루어지지만, 태안은 최전선입니다. 정부 계획으로 2026년부터 발전소가 폐쇄된다고 하지만, 실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석탄발전산업을 ‘좌초산업’이라고 부릅니다. 희망이 없다는거죠. 그래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퇴사하고 있니다.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들의 일까지 해야 해서 노동강도가 쎄지고 있구요. 눈덩이 굴러가듯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계약해지, 사실상 해고 통지일텐데, 그것을 언제 받게 될까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달이 넘어갈수록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태안의 노동자들은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태모’도 결성했구요.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보령 석탄발전소가 대책없이 폐쇄되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지역에서 사람들이 빠져 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태안에서도 저렇게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태안에서 일하는 6개 노동조합이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 ‘정태모’를 만들었습니다. 정태모를 사람 이름으로 아는 분도 있는데,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안화력발전 노동자모임’의 약자입니다. 참 길죠?(웃음). 2022년 10월, 923 기후정의행진 직후에 정태모가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발전소 안의 노동자들에게 알리는 일을 먼저 했습니다. 노동자들도 발전소 폐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선전물을 돌리고 현수막도 게시하고 그랬습니다. 어느 정도 됐다 싶은 후에는 태안 지역 사람들에게도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태안 터미널 같은 번화가에서 캠페인도 하고 집회도 했습니다. 또 태안군에 관련 조례가 있어서, 군의원이나 전문가들과 협력해서 태안군에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는 활동도 해오고 있습니다.
정태모가 주장하는 핵심적인 요구는 무엇일까요?
우선 폐쇄되는 석탄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이때 석탄발전소에만 있는 일, 예를 들어서 석탄을 운반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까지도 다른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 고용을 보장해야 합니다. 둘째는 석탄발전소 대신에 만들어지는 발전소,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태안 앞바다에 5개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는데 민간 기업들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공공이 소유하는 발전소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해 말에 있었던 N개의 기후정의선언대회에서 공동선언문도 낭독하셨죠? 선언대회는 어떠셨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서 긴장을 했습니다(웃음). 많은 동지들과 함께 선언문을 읽으면서 기후정의와 체제전환을 실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높아졋습니다. 힘을 얻고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대를 넓히고, 기후정의와 체제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 구체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후정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석탄발전노동자들의 투쟁에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 뭘 함께 해줬으면 좋겠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역에서 싸우는 우리 발전노동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필수재인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고, 또 발전노동자들도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발전소가 아니라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발전소에서 일하고 싶다는 점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3월 30일에 충남기후정의노동자행진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아직 시간과 장소까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해주시는 것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