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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공감 진은선

장애여성공감 은선

장애를 가진 내 몸은  빠르게 돌아가는 속도에 맞출 수 없는 늘 폐가 되는 존재 같았습니다. 나를 온전하게 드러내고 일상을 함께 하는 동료로서 서로 응답할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싶었지만 비효율적이라는 비난과 유별나다는 비판이 두려워, 정상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끊임없이 나의 능력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책에서 배운 민주주의는 내 삶에서 내 손에 잡히는 정치는 아니었습니다.  기후위기로 발생한 재난에도 불구하고 시설에 더 갇히고 삶의 자리에서 쫓겨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돌봄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위기의 원인인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지목하지 않는 정치. 그러나 갇히고, 쫓겨나고, 사라지라며 억압받았던 존재들을 빼고서는 민주주의를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 돌볼 수 있는 힘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장애여성인 저의 경험에 대해 제도와 사회는 일방적 취약함과 그로인한 피해만 증명하길 강요했습니다. 그 외에는 사회적 차별로 나를 설명하기 어렵게 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피해는  중요한 말로 들려지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불구의 몸으로, 취약함을 서로 돌보는 민주주의, 돌봄정치로 정의로운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더 느리게 성장과 개발을 방해하고 싶습니다.
기후위기를 만든 불평등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금의 구조를 거부하며  장애여성들도 매 주 광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자본주의와 불평등한 구조가 두려워하는 것은 느림과 취약함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성장과 개발을 멈추는 것, 느리게 서로를 돌보며 사는 것, 우리의 투쟁은 느리지만 뒤로 가지 않습니다.  때로 뒷걸음질하더라도 천천히 정의로운 방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서로 돌보며 살아가는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기후위기를 불러온 위기 속에서 위기의 주범을 지목하며. 우리가 겪은 차별과 재난의 경험을 계속 연결해가고 싶습니다. 더 큰 힘으로 연대로 만든 변화의 힘을 믿습니다. 자본이 말하는 효율적이지 않은 삶, 느린 시간으로 잘못된 기준을 멈추고 기후위기를 불러온 세상의 속도를 함께 멈춥시다. 불구의 정치로 윤석열 몰아내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민주주의 새롭게 우리가 만듭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