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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이야기 이모저모 #9 우리의 애도는 결국 투쟁이 된다. 발전노동자 충력투쟁을 결의하며! - 태안으로가는 기후정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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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이야기 이모저모 #9
우리의 애도는 결국 투쟁이 된다. 발전노동자 충력투쟁을 결의하며! - 태안으로가는 기후정의버스
/은혜 (기후정의동맹 사무국)
동맹의 활동을 쭈욱 지켜보고, 또 함께 해주신 단비님들에게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다들 익히 들어오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 이야기하던, 그 태안화력 1, 2호기의 폐쇄가 바로 올해로 닥쳐왔습니다. 석탄 화력 발전소는 매년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LNG 발전소로 대체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 발전노동자 일자리와 지역사회의 정의로운 전환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지의 고민과 계획은 부재합니다. 나랏일을 하는 자들은 대규모 실업과 지역사회 붕괴를 코앞에 두고도 어찌 이리 느긋한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발전노동자들은 기후위기 시대에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일자리와 함께 전력산업과 발전소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합니다. 민간의 이익 중심이 아니라 공공주도로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며 ‘공공재생에너지’를 함께 외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발전노동자들이 ‘총력투쟁’ 결의하는 대회를 연다니, 달려가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기후 연대체인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기후정의동맹이 공동주최로, 12월 6일은 태안에서 열리는 두 일정,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6주기 -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추모제> 와 <발전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여하는 기후정의버스를 조직했습니다. 2주 남짓한 준비기간에 규모 있는 연대버스를 꾸리진 못한 점은 아쉽지만, 기후정의 투쟁을 함께 일궈온 기후정의운동의 동료들이 함께 모여 버스 한 대를 채워 태안으로 향했습니다.
추모식 현장에서는 고 김용균 동지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며, 떠올리는 발언들로 애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공운수노조 박정훈 동지는 건설 현장, 평택항, 코스트코 마트, spc 빵공장, 아리셀,,, 김용균 동지 이후로도 셀 수 없이 이어진 참사와 노동자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이 이름들 뒤에 세상은 제2, 제3의 김용균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김용균이 산재 사망 노동자의 추모가 아니라 산재 사망을 예보하는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가자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헌화를 하러 가는 길에, 태안화력발전소에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가치’라고 번듯이 적혀있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그 문구를 곱씹으며 헌화와 묵념을 하고, 생전에 좋아하셨다는 노래 ‘바람기억’을 들으며 잠시 머물렀습니다. 여전히 이윤보다 안전, 이윤보다 생명이라고 외치며 싸워나가야만 하는 현실이 참 차디차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투쟁으로 따뜻한 봄날을 앞당기자는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에너지 공공성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공공재생에너지를 외치는 발전노동자의 싸움, 분명 우리 모두의 싸움이라는 점을 더 열심히 알려 나가야겠습니다.
추모식에서 발전 비정규직 김영훈 동지가 사회를 보며 하신 말씀, 총력투쟁에서 한 제 발언을 나누며 활동 이야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저기 앞에 굴뚝에 흰 연기가 보이죠. 지금도 현장에서 이리 뛰고 또 저리 뛰며 정말 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노동자분들이 안에서 지금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희가 비정규직 투쟁을 하면서 참 많은 우여곡절도 있고, 여전히 답답한 현실인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안전을 위해서 그리고 전력 생산을 위해서 그리고 기후를 위해서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투쟁하는 발전 동지들이 여기 있다는 걸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영훈
기후위기,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계실 듯 합니다. 폭염과 혹한, 폭우가 쉴새없이 몰아치는 기후재난 시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입니다. 지금도 적절한 냉방, 난방을 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위기를 만든 놈들은 따로 있는데 노동자, 농민,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 사회 소수자들, 우리 민중들의 삶만 벼랑끝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기후 부정의라고 부릅니다. 이에 맞서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려는 모든 투쟁이, 기후정의 투쟁이라 생각합니다.
그 많은 기후정의 투쟁 중에서도, 오늘 우리가 외치고 있는 발전노동자의 투쟁은, 누가 뭐래도 우리 모두의 삶을 지키기 위한 기후정의 핵심 투쟁입니다! 지금 기후위기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제대로 된 고용대책도 없이 폐쇄가 진행되듯, 앞으로도 여러분야의 산업이 전환되며 전국국 현장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줄줄이 부정의한 전환을 강요받을텐데, 지금,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나선 발전동지들이 그 맨에서 첫 싸움을 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가들은 이 기후위기도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세상을 지키는 시늉을 하며, 우리 삶의 기본 조건인 에너지를 여기 저기 팔아먹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재생에너지 전환이 급하답니다. 그런데 급하다는 말만 하고,  재생에너지의 공공성을 지키자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해상풍력의 경우 이미  90%이상 해외자본,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가 있다는 이야기 들으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자본은, 전보다 더 영악하고 더 신속하게 진화해 지금 에너지산업을 집어 삼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2년도, 에너지 민영화 저지 투쟁 당시 저는 당시 13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모두의 삶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운 동지들의 투쟁에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덕분에, 당시 초등학생이였던 저는 자라서 ‘공공재생에너지’라는 진전된 요구와 대안을 외치며 싸우울 수 있습니다. 만약 동지들의 투쟁이 없었다면, 기후위기 시대에, 에너지 공공성을 지키는 투쟁, 어디서부터 시작했어야할지 정말 막막하고 길이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
모두 몇일 전 계엄령 선포와 해제로 놀라셨을 거 같습니다. 윤석열 내란범! 외치며 광장으로 사람들이 달려나오고 있습니다. 블랙홀처럼 모든 걸 빨아들이고 마비시킬 것이이 걱정도 되지만,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지키기 위해 태세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외칠 동료들을 만나는 기회의 광장이 열린 것 같아서 설레기도 합니다!!
지난 9월 7일 행진 다들 함께 하셨나요?
저와 기후정의 동료들은, 3만명의 시민들과 정의로운 전환과 공공재생에너지를 외쳤듯이 지금 거리에 나오고 있는 수많은 사람,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발전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 ‘에너지 공공성을 지키는 공공재생에너지!’ 함께 싸우자고 온 힘을 다해 조직하겠습니다.
오늘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자리해주신 동지들에게도 감히 요청드립니다. 이 투쟁이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삶을 지키는 기후정의 투쟁임을 꼭 기억해주십시오. 그리고 오늘 대오가 두배 세배 열배가 되도록, 현장의 동지들을 조직해주십시오. 공공재생에너지로, 단 한명의 발전노동자도 남겨두지 않는 세상, 에너지 공공성을 쟁취한 세상, 그렇게 서로의 삶을 지키는 세상을 만드는 싸움, 함께 하자고 조직해주십시오!
더 커진 우리로, 광장에서 만납시다!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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