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사루
윤석열 당선되기 전에, 대선후보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그 때 당시 윤석열 후보가 쇼츠 찍으면서 했던 유행어 비슷한 게 있지 않습니까? “좋아 빠르게 가”, 다들 기억하시죠?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좋아 빠르게 가”라는 말이 되게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비단 오늘의 계엄 뿐만 아니라 윤석열이 대통령 당선 이후 해왔던 일들 하나하나를 보면 대화, 토론 이런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들은 그냥 “좋아 빠르게 가”, 이 자세로 전부 밀어붙였고, 이제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쌓여서 오늘의 계엄, 그리고 탄핵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대선후보 시절 얘기를 또 잠깐 해보면, 윤석열이 에너지 정책 관련해서 대선 후보시절부터 핵발전 진흥하겠다, 대한민국을 핵 강국으로 만들겠다, 이런 이야기들 하지 않았습니까? 당선 이후에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사람의 입을 통해서 지금 화력발전소 모여 있는 태안, 당진 여기에 소형 모듈형 핵발전소, SMR을 짓겠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올해 초까지 충남에 살았었는데요, 정말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원래 윤석열 기대도 안 했고 제가 찍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는데요.
충남 화력발전소 에너지 전환 문제가 심각합니다. 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전환 문제는 전혀 해결이 안 되고 있는 것들 여기 계시는 분들이 더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일하는 에너지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도 나몰라라 하면서, 거기다가 핵발전소 지을 생각부터 하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제가 충남에서도 공주에 살았었습니다. 오송 참사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작년 여름 폭우가 왔을 때, 오송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제가 살던 공주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금강변 끼고 있는 산성동 이런 곳은 물에 잠기고, 공주에 공산성 있지 않습니까? 산성이면 그래도 지대가 높다는 얘긴데 여기도 물에 잠겼습니다. 제가 살던 자취방은 그래도 강이랑 좀 떨어져 있어서 물에 잠기진 않았지만, 이 건물이 건축 허가를 받았는지 의심스러운 그런 건물이라 비가 많이 오니까 천장에서 물이 뚝뚝 새는 겁니다. 한동안 곰팡이 번진 벽지 지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그 때 당시에 저희 지역구 국회의원이 정진석 의원님이었어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유명하신 그 분인데, 그 분이 물바다가 된 금강변을 한 바퀴 쓱 돌아보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4대강 사업 안 했으면 더 크게 넘쳤을텐데, 4대강 해가지고 그나마 이 정도로 막았다. 환경단체 카르텔 해체해야 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씀들을 하셨는데요.
물 새고 곰팡이 번진 제 자취방에서 그 뉴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진석 의원님 사무실은 목 좋은 데 있으니까 비가 많이 와도 물에 잠길 일 없겠지만, 이런 싸구려 자취방에 사는 저 같은 사람들은 폭우가 한 번 올 때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대통령 사는 아크로비스타는 폭염이 내리쬐어도 에어컨 나오니까 덥고 그럴 일 없겠지만, 폭염, 한파, 이런 것들 오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열사병, 저체온증과 싸우면서 자기 목숨을 걸고 노동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윤석열이 완전히 탄핵되기 전까지 아직 남은 것들이 있습니다. 탄핵을 함께 이뤄내기 위해서 우리 함께 힘 모아서 윤석열 탄핵시켜야겠죠. 그런데 저는 윤석열 하나만 탄핵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윤석열 뿐만 아니라 모든 낡은 것들을 탄핵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열질환과 싸우면서 일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탄핵시켜야 하고, 4대강 사업을 탄핵시켜야 하고, 송전탑을 탄핵시켜야 하고, 핵발전을 탄핵시켜야 합니다. 기후부정의를 탄핵시키고 기후악당 윤석열을 탄핵시키고 우리들의 힘으로 기후정의 꼭 이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