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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C 차송현

플랫폼C 차송현

안녕하세요, 플랫폼C와 서강대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에서 활동하는 차송현이라고 합니다.
오픈마이크를 신청하고 나서, 기후정의와 윤석열 퇴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환경재단에서 하는 그린보트 사업이 떠올랐는데요. 다들 알고 계신가요? 환경재단에서 운영하는, 2025년 1월에 예정된 호화 크루즈 여행인데요. ‘그린보트’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친환경 크루징을 내세웁니다. 일주일에 고작 한번 채식 식단을 제공하고,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등의 정책이 있고, 최재천 교수, 은희경 소설가 등 유명인사들을 게스트로 초대합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그리고 요금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크루즈 여행이 어떻게 환경 친화적인 프로젝트겠습니까? 명백한 그린워싱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알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크루즈 여행을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뻔뻔함이, 생태 파괴로 고통받는 이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환경을 위한다는 작자들이 호화로운 크루즈 잔치판을 벌이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해졌습니다.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되고, 계엄포고령이 발표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윤석열을 용서할 수 없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문제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집회/시위 등 정치적 결사의 자유가 제한되는 포고령을 보고 열이 뻗쳤습니다. 12월 6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의 첫 집회가 예정되어 있기도 했는데 어쩌나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사회운동의 모든 활동을 제약하는 포고령 내용에 화가 났습니다.
저는 기후정의와 윤석열 퇴진이 “용서할 수 없음”이라는 감정으로 연결된다고 느꼈습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용서할 수 없음”의 감정을 느끼고 지난 몇주 동안 광장에 나섰을 것입니다.
기후정의와 관련해서도 자세히 알고 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수도 없습니다. 하나의 예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질 수록, 아프리카 말라위의 여성들은 물 뜨러다니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18킬로그램이나 되는 물통의 무게로 인해 근골격계 손상, 연조직 파괴, 조기 관절염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남아시아에서는 홍수가 날 때 성매매와 인신매매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차마 눈감을 수 없는 불의한 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의견을 나누고, 피켓을 만들고, 대자보를 쓰면 문제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환기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동들은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무력감과 무관심을 분노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더 나아가, 사회운동 단체는 실천들을 엮고, 더 큰 계기들을 조직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광장에서 시쓰기>라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시를 쓰는 친구들, 시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탄핵 국면을 통과하며 우리가 느낀 것에 대해서, 저항의 도구로써 시를 써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자신이 관심 있는 활동을 통해 실천을 구성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