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단·소 : 기후정의동맹의 단비님을 소개합니다
후원회원 단비님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싣은 동단소가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에서 활동하는 전진한 단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생소한 분들도 계실 테고 익숙한 분들도 계실텐데요! 건강권과 기후정의의 연결점을 열성적으로 나누어 주신 진한님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읽어주세요~ / 은혜
전진한 단비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진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진한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 상근활동하고 있고, 정책국장 맡고 있어요.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보건의료인들로 구성된 사회운동 단체입니다. 인의협, 건치, 건약, 청한, 행간, 노동건강연대 총 6개 단체가 모여있어요.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활동, 의료민영화 저지 활동, 또 투쟁하는 사람들이나 취약계층에 진료 연대를 하기도 하고요. 반전평화운동이나 반차별, 민주주의 쟁점 등에서 보건의료인들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함께하려 합니다.
엄청 넓고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이 큰 규모의 단체연합의 유일한 상근 활동가면… 너무 바쁘실 것 같아요. 혹시 보건연 활동 외에 진료도 병행하고 있으신가요?
전진한 진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지금 의사파업, 의료대란 등을 겪으면서 한국사회에서 공공의료의 중요성은 아무도 부정할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정부는 민영화 중심 의료 정책을 펼치려고 하는데요,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들이 할 수 있는 실천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혹은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팔로업 할 수 있을지 등 궁금해요!
전진한 저희 홈페이지가 있어서 여기서 대략적인 활동과 입장을 보시면 주요하게 벌어지는 일들은 팔로업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sns등의 매체는 잘 활용 못하고 있긴 하고요, 인터뷰나 기고 등을 통해 기성 언론을 주로 활용하고 있어요..
진한님이 보건의료단체연합의 활동을 하게 되신 과정이 궁금해요.
전진한 요즘은 학생운동이 거의 사라져서 늦게 운동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본과 4학년 때 우연히 ‘다리’라는 동아리를 만나게 되어서 보건의료단체연합 활동하는 분들과도 만나고, 책도 보고 집회도 나가고 하다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리’를 만나기 전에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전진한 학교다니던 시기에는 진료 보다는 의료 정책 같은데 더 관심과 흥미를 느껴서 예방의학을 전공할까 고민하기도 했고,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해야 하나 고민도 하고,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만드는 게 좋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운동을 접하고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려면 ‘사회운동이 중요하구나’를 느낀거죠.
동맹 운영위원님이시잖아요. 동맹을 만나게 된 계기, 혹은 그간 동맹의 활동 중 인상깊었던 게 있는지 궁금해요.
전진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운동 내 논쟁이 벌어졌을 때 주로 동맹의 활동가들이 중요한 토론과 역할을 해주셨던게 기억에 남아요. 원칙있는 활동가들이 쟁점이 있을 때 계급적 관점에서 기후운동에 기여하려 한 점이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907기후정의행진, 의료지원가들을 조직해주셨지요. 이번 행진, 함께 하시며 어떠셨어요?
전진한 이번에는 의료지원으로 차량에 탑승해서 보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행진을 만드는지가 보이더라구요. 그런걸 느끼라고 앉아 있는건 아니었을텐데..(웃음) 환자는 거의 없었어서 감사한 마음만 느끼다 왔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역할 함께 하고 싶어요.
‘건강권과 기후정의’ 혹시나 낯선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전진한 외국에서는 보건의료인들이 앞장서서 기후운동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해요. 기후재난이 건강에 가장 직접적 위협이니까요. 코로나19도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팬데믹이죠. 박쥐 서식지가 변화하면서 발생했다는 연구들이 있잖아요. 공장식 축산업과 산림파괴 등이 맞물려서 인수공통감염병들이 대체로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또 온열질환이라던지, 매개체질환이라던지, 식량체계도 무너지고요. 화석연료는 대기오염과도 연결돼 있는데 대기오염도 엄청난 사람을 사망하게 만드는 만큼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기후 문제는 가장 중요한 쟁점이죠.
기후위기에는 적응과 감축이 중요한데, 적응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코로나19 시기에 민간의료시스템이 작동을 거의 안했습니다. 공공병원가 우리나라에 5%밖에 안되는데 전체 코로나 환자의 70%이상을 봤어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민간병원이 제대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런 일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게 한국이에요. 우리나라의 경우 방역을 잘해서 환자수 자체를 줄였기 때문에 그나마 문제가 덜 커졌을 뿐, 의료 붕괴는 훨씬 쉽게 일어났습니다. 외국에서도 주로 공공의료시스템이지만 민영화된 의료나 요양 부분들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에서는 특히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요양시설에서 집담감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전세계 사례를 교훈 삼아보면, 공공의료시스템이 갖춰지고 사회공공성이 강화되는게 기후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축의 관점에서는 보건의료부분에서도 탄소배출이 많은데요, 세계적으로 보건의료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를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료는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서비스 부문이구요. 의료에서는 불가피한 배출이 있습니다. 한번 쓰고 버려야하는 폐기물도 많고 병원은 밤낮없이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분은 불가피하죠.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과잉진단 과잉치료가 많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GDP의 20%를 의료에 쓰는데 낭비가 많고 건강지표는 낮습니다. 의료민영화의 천국이기 때문이죠. 미국의 영아사망률은 쿠바보다 높죠. 의료시스템이 영리화될수록 과잉진단 과잉치료도 많아서 온실가스배출으로도 연결되요. 반면 공공의료가 잘 갖춰진 나라는 예방에 주로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병원에 많이 안오게 하는데 초점을 둡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가까운 의료시스템인데요, 한국도 예방에 거의 투자 안하고 오히려 병을 키워가지고 로봇수술을 권하다던지, ai진단 시스템 같은 걸 권하며 돈 버는 데 자원의 우선순위를 배분합니다. 낭비적 탄소배출도 많고 사람들은 계속 아프죠. 사회공공성의 문제가 기후위기의 적응과 감축에 미치는 영향은 의료만의 문제는 아닐 거에요. 교통도 마찬가지고요. 사회공공성의 문제가 다 기후랑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 문제들을 더 많이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잉생산을 위해 과잉소비를 또 유발하잖아요. 말씀을 들으니 의료 부문의 민영화도 역시나 체제의 문제로 연결되어 느껴지네요.
전진한 의료는 조금 더 특별한게,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잖아요. 의사가 이 수술해야한다, 검사 해야한다 하면 할 수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경기가 안좋을 때도 자본이 돈벌이를 하기 쉬운 영역입니다. 삼성이 반도체에서 이제는 의료로 돈벌겠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지불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의료부문은 이윤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위기일수록 기업들이 의료 민영화를 추구합니다. 영리 병원을 도입하는 등 규제 완화하려 하고요.
소중한 이야기 감사해요 진한님. 의료 공공성과 기후정의가 앞으로 더 다양한 곳에서 함께 이야기될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읽고 계신 분들께 전할 말이 있다면요?
전진한 동맹에 후원하는분들은 기후문제에 관심이 많으시고, 사회운동적 관점에서 해결해야한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상황이 어렵고 운동도 쉽지는 않지만, 갖가지의 운동들이 다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서, 좀 더 대중적이고도 힘있는 운동이 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하는게 중요할 거 같아요. 서로의 영역간에 연대를 많이 하면 좋을 것 같고요, 그런 자리들이 많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권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이야기를 진한님을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삶을 지키는 투쟁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모두와 연결되어있는 건강권, 기후정의, 사회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진한님과 보건의료단체연합, 앞으로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