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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20231209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이 아닌 모두의 악몽이 될 가덕도 신공항, 당장 백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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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의 꿈과 도전이 아닌 모두의 악몽이 될 가덕도 신공항, 당장 백지화하라!
-엑스포 유치 실패 상관없이 추진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지난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재계인사들과 함께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를 열었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후, 가덕도 신공항을 비롯한 동남권 개발사업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을 공언한 것이다.
매년 기후재난이 반복되는 오늘날, 대규모 공항건설은 이러한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생태계 파괴와 대량의 온실가스 배출을 가속하는 행위일 뿐이다. 심각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몇몇 국가들은 단거리 비행 노선을 줄이며 공항을 폐쇄하고 주택 부지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미 15개의 공항을 운영하면서, 추가로 10개 공항을 더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기존 공항 11개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덕도 신공항은 16조원 예산이 배정된 가장 큰 규모로 추진되는 개발사업이다.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신공항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교통이 절실하다. 지역의 고령, 저소득, 교통약자의 이동에 필수적인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경쟁 논리와 수지타산을 이유로 축소되고 철도역은 폐쇄되고 있다. 병원을 가기 위해 버스와 열차를 온종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지역 주민들, 장애인 권리예산배정을 요구하며 2년째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장애인들의 요구는 무시하며 천문학적 돈을 들여 신공항을 짓는 일은 어찌 이리 신속한가. 사사건건 대립하던 보수양당은 신공항 건설에는 이렇게나 똘똘 뭉쳐 단결하는가. 신공항이 아니라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공공교통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건전재정, 긴축재정을 외치며, 내년도 정부예산에서 장애인, 청소년, 여성, 노인, 이주민 등의 권리보장을 위한 예산을 삭감하고 공공의료와 같은 사회서비스, 돌봄 예산도 대거 삭감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 홍보비용으로 지난 2년간 5,744억원을 썼고, 15조 4천억원에 달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을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통과시켰다. 정부와 국회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는 수많은 난개발 토건 사업들이 결국 무엇이었나. 가덕도 신공항 역시 부산 시민의 삶이 아니라 토지소유자, 토건 개발 세력을 위한 사업이 될 것이다. 이들이 이익을 거둬들일 16조 원의 정부 예산은, 부산 경남 지역 주민, 아니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자원과 역량을 빼앗은 것이다.
기후위기로 삶의 모든 조건이 불안정해지고 불평등의 골은 깊어져 가는 오늘,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역과 지역을 잇는 모두의 버스와 철도, 지역 구석구석 지어지는 공공병원, 더 안전한 노동자의 일터, 기후재난에도 모든 이가 오래오래 살 수 있는 튼튼한 집이 필요하다. 폭염과 혹한에도 요금 걱정이 아니라 필수적인 냉난방을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기본권이 실현된 사회가 필요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예산 15조 4천억원, 이에 공항 열차노선 건설과 건설공단 운영을 합하면 20조원을 훌쩍 초과한다. 이 막대한 자원으로 신공항을 지을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삶을 지켜야 함이 명백하다.
기후위기, 불평등 시대에 부산시민의 발전과 꿈이 산을 파헤치고 바다를 메워서 그곳의 생명들을 몰아내고 이뤄져야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악몽일 뿐이다. 아시아 최대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와 가덕도 100년 숲을 파괴할 최악의 난개발 토건 사업, 가덕도신공항을 포함해 전국의 모든 신공항 추진을 당장 백지화하라.
2023.12.9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