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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선언문] 220428 기후정의가 열어낼 다른 세계를 향한 투쟁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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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출범 선언문]

기후정의가 열어낼 다른 세계를 향한 투쟁을 시작하자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 세계가 무너져내리고 있다는 감각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런데도 세계를 무너뜨려온 자본과 시장이 오히려 녹색성장을 외치며 변화의 주체인냥 등장하고 있다. ESG 경영이라며 ‘탄소중립 휘발유'를 팔고, 수백억 원의 돈을 쏟아부은 ‘탄소중립 스타트업’으로 ‘청년'들을 포섭하고, 녹색 라이프 스타일을 힙하게 만들며 새로운 시장 육성에 여념이 없다. 결국엔 새로운, 더 많은 상품을 만들고 팔아 이윤을 쌓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쌓여가는 상품더미만큼 인간과 자연은 수탈당하고 세계는 무너져갈 것이다.
지금 바로 새로운 기후운동이 필요하다. 위기와 재앙을 반복해서 경고하는 것을 넘어, 이러한 위기를 초래한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맞서 다른 세계를 열어내는 기후정의투쟁이 시작되어야 한다.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은 이를 분명히 하며 다음을 선언한다.
하나,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맞서 싸우는 사회적 권력이 되자. 기후위기는 생태위기, 불평등 위기, 재생산 위기, 민주주의 위기와 같은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위기의 한 측면일 따름이다. 기후위기는 환경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성장체제가 야기한 체제의 문제이다. 기후정의운동은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맞선 사회적 권력을 형성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기후정의동맹은 다양한 사회운동의 만남과 연결, 공동투쟁의 경험들을 만들어내면서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맞선 대항 세력화 과정을 부단히 시도하고 그 일부가 될 것이다.
하나, 지배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모든 이들과 함께, 기후정의를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우리는 임박한 파국을 강조하며 쉽사리 권력과 기술에 대한 맹신에 빠지는 것을 거부한다. 지난 30년의 역사가 자본과 권력의 대안은 이미 실패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기후정의동맹은 지배권력이 유포하는 ‘기후위기론’과 거짓 대안인 ‘녹색성장’에 맞서는 싸움의 현장을 열어내고 조직하고자 한다. 바로 기후정의의 전망과 대안으로 말이다. 우리에겐 이미 대안이 있다.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향한 투쟁과 보편적 권리요구들이 그것이다. 우리의 투쟁들은 이제 이 세계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후정의의 전망과 대안 속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하나, 재생에너지 전환을 넘어,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 전환 투쟁으로 나아가자. 정부는 탈석탄을 내세우며 발전노동자 해고와 민간자본의 재생에너지 시장 진입을 독려해왔다. 정부와 자본은 전국을 전쟁터로 만들며 태양광/풍력 발전, 송전탑, 신규 석탄/LNG 발전소 건설에 여념이 없다. 이에 더해 곧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공언했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넘어,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함께 생태적 한계 내로 에너지 생산량 축소, 노동자와 지역주민에게 희생과 피해를 전가하는 생산방식의 전환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구조변혁이다. 바로 ‘공공적·민주적·생태적 에너지 체제 전환’이다. 고용위기에 처한 노동자와 난개발에 맞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 전환’을 기치로 대중적, 사회적 투쟁을 시작하자.
기후정의동맹은 ‘기후위기를 겪는 세계’에서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함께 살아가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이러한 투쟁 속에서 체제전환을 향한 광범위한 사회운동의 연대를 건설하고, 기후정의를 기치로 기필코 다른 세계를 열어낼 것이다.
2022년 4월 28일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