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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폭주를 멈춰라 - 반도체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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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폭주를 멈춰라

이재명 정부는 물, 전기, 우리의 삶을 반도체 자본에 바치는 메가 프로젝트를 멈춰라
우리 '반도체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반도체특별법을 저지하는 투쟁으로부터 출발했다. 이 법은 연구노동자에게서 주52시간 노동시간의 보호를 박탈하고,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해 반도체 산업의 무조건적 확장을 뒷받침하며, 막대한 재정특혜를 대기업에 몰아주는 법이었다. 공동행동을 비롯한 노동·시민사회의 저항으로 노동시간 적용제외 조항은 철회되었지만, 그 외 확장과 특혜의 틀은 그대로 통과되었다. 그리고 지금, 반도체특별법이 예고한 폭주는 ‘메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
6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5년 내 2배로 확대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삼성전자는 7년, SK하이닉스는 12년 앞당기며, 전남광주에 800조 원을 들여 4기의 팹을 새로 짓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3대 전쟁”으로 규정하고 산업통상부 장관을 “반도체 차르”로 세워 인허가와 인프라 조성 전 과정을 총괄하게 하는 한편, 다가오는 8월 시행되는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대통령 직속 ‘반도체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과 규제·인허가 문제를 심의·의결하게 했다. 수천조 원의 투자와 국토의 자원 배분을 좌우하는 결정이지만 그 어디에도 노동자, 시민, 지역주민이 함께 검토하고 논의하는 민주적 과정은 없었다.
현 정부에게 반도체산업의 확장은 ‘무조건적’이다. 수도권에 하루 150만톤, 전남광주에 하루 65만톤, 총 215만톤의 물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분명 정부가 2023년 수립한 물관리 계획에는 반도체 산단이라는 변수가 추가되기도 전에 가뭄이 닥칠 경우 영산강·섬진강 권역에서만 수천만 톤의 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미 담겨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농민에게 수질이 낮은 물을 떠넘기고,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남겨두어야 할 댐 여유량까지 반도체 산업에 동원하면서까지 부족분을 메우려 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민주당 정책위원장 한정애 의원이 발표한 물관리 3법 개정안 역시 반도체·AI 산업에 물 배분의 우선권을 제도적으로 부여하는 지금의 흐름 위에 있다. 정부는 물이라는 사회의 공공재를 반도체 산업을 위해 당연히, 얼마든지 소모시키는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시급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정부가 갖춰야 할 태세는 보이지 않는다.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신규 전력은 무려 25GW, 대형원전 18기에 맞먹는 규모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조기 달성을 내세우지만, 정작 이 막대한 전력 수요를 단기간에 재생에너지로 감당할 계획은 없다. 결국 석탄발전소 폐쇄를 늦추고 원전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채워질 위험이 크다.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는 반도체 산업을 위해 물도, 전기도, 공공재정도 재배치하는 흐름의 완성판이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유치를 지역발전으로만 포장하지만, 대규모 전력과 물, 송전망과 댐, 폐기물 처리의 부담은 가려지고 있다. 또 노동자의 건강권 침해와 기업 특혜 구조가 그대로인 채 장소만 바뀌는 것이라면 같은 문제가 지역에서 되풀이될 것이다. 반도체특별법 제정 당시 정부와 산업계가 연구노동자의 노동시간 보호마저 이 흐름 앞에 기꺼이 희생시키려 했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총력전"과 "전시 상황"을 선언하며 사회의 모든 자원을 반도체 산업에 동원하려는 지금, 노동자·시민의 권리 역시 걸림돌이 된다면 언제라도 내동댕이쳐질 수 있다.
대기업 자본을 향한 무제한적 재정 특혜, 생태적 수용력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비용은 지역사회에 떠넘기는 산업의 무조건적 확장.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이 폭주를 멈춰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즉시 백지화하고, 반도체 산업의 확장이 누구의 부담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사회 전체와 함께 다시 논의하라. 공동행동은 노동자·농민·시민과 함께 이 폭주에 제동을 걸고, 정의로운 반도체 산업 전환을 위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2026년 7월 2일
반도체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