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 프로젝트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 반도체와 AI 산업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기후부정의 선언
사회적 토의 없는 비민주적인 폭주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9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대기업이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에 수천조 원을 쏟아붓고 정부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에 더해 총력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총력전’을 선포했다. 이번 발표는 사회적 토의와 민주적 검토 없이 나온 일방적인 개발 계획이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자, 기후부정의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5년 내에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캠퍼스의 5기ㆍ6기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6개 팹 건설을 2047년에서 2040년으로 7년 앞당기고, SK하이닉스의 4개 팹은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는 계획이다. 중장기 반도체 사업에 삼성전자가 2100조원, SK하이닉스가 1100조원 투자를 공시했다. 반도체 산업의 노동과 안전, 전력과 물, 비민주적 추진, 대기업 특혜, 막대한 초과이윤이 문제시되는 상황에서 속도와 규모만 키우는 폭주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반도체와 AI의 환경ㆍ사회ㆍ공공성 문제 악화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기, 물, 토지와 사회적 자원은 어느 정도인가? 막대한 이윤과 투자 앞에 환경과 자원은 마냥 동원하면 되는 것인가? 막대한 초과이윤을 누리는 대기업에 노동, 환경,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부과할 것인가?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이 10년 뒤에도 계속될 것인가? 불과 2년 전 발표에서 삼성전자의 평택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생산용이었는데, 메모리 반도체용으로 바꾸면 과잉투자 위험은 없는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15GW의 전력과 150만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추산된다. 이를 추진한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담당 부처(산자부와 기후부)는 전력 공급을 위해 1단계로 경기도에 가스발전소를 짓고, 2단계로 송전선로를 건설해 동해안의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 전기를 끌어오며, 3단계로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송전한다고 했다. 이번 발표로 정부의 전력 수급 계획이 크게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모든’ 발전소의 증설, 온실가스 배출 증가, 물 전용
5년 내에 수도권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가동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모든’ 발전소의 추가 건설이나 가동 연장이 필요하다. 2030년까지 원계획은 6기, 3GW의 가스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추진 중인 가스발전소의 완공 시간표도 불명확한데, 추가 발전소 가동은 계획을 세우더라도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100GW 확보를 약속하고, 메가 프로젝트를 위해 이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4년 내 공급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에는 큰 의문이 따른다. 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수치 목표만 있고, 구체적인 건설 계획과 투자 계획은 불분명하다. 낙관적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유력한 방법은 석탄발전소 폐쇄를 늦추고, 핵발전소 수명을 연장해 계속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정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또한 서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 원을 투자해 각각 2개의 반도체 팹 건설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완공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했다. 검증되지 않은 숫자와 화려한 말을 동원하는 무책임한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추가로 필요한 전력이 6.3GW이고 물은 65만 톤이라고 한다. 호남이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이지만, 막대한 전력을 상시적으로 공급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영광의 한빛원전의 수명연장이 우려된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로 향하는 송전선로의 대량 건설도 추진될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 공급은 총량만 제시되었을 뿐 구체 방안이 부재하다. 대만 등지에서 겪었던 것처럼 한정된 수자원을 둘러싸고 농민과 반도체 기업 간의 물 전쟁이 우려된다. 대만 정부는 가뭄 때 농민의 물을 빼앗아 TSMC에 공급했다.
대기업을 위한 특혜, 세금 감면과 인프라 지원
이재명 정부는 대기업 특혜의 확대를 천명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일정 단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전력· 용수·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월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8월에 시행 예정인 반도체특별법에는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비의 50% 이상 지원을 원칙으로 하며, 중요시설은 최대 100%까지 국가가 부담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프로젝트 발표와 함께 민형배 당선인은 국고에서 전남광주특별시에 지원되는 20조 원을 반도체 인프라 조성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또한 칩스법으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연간 수조 원의 세금 감면이 시행 중이다. 수백조 원의 이윤을 누리는 대기업의 사업에 공공재정과 자원을 투입하는 일은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공공재정 지원, 규제와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이재명 정부는 민주주의와 환경을 무시하고 대기업을 위한 정부를 선언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다른 축은 AI 데이터센터다. 2029년까지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에 SK, GS, 네이버 등이 550조 원 투자하고, SK가 추가로 2030년부터 2035년까지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투자 비용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국내외 금융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반도체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에 더해 2035년까지 총 18.4GW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면 전력 공급을 위해서 기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이용하고, 추가적인 핵발전소나 가스발전소가 필요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더 어려워진다. 전기와 물을 잡아먹는 불확실한 산업에 이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지는 따지지도 않았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기후부정의 선언, 즉시 백지화 해야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자 기후부정의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는 메가 프로젝트를 백지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돈과 전기, 물, 사회적 자원을 단기간에 총동원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다. 계산에 빠진 것은 환경과 사회의 부담이다. 이번 발표로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와 AI를 위한 정부, 대기업을 위한 정부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수천조 원의 투자와 대기업 특혜에 대한 민주적 토의는 없었다. 반도체 초호황과 AI 유토피아주의에 기댄 폭주는 기후부정의를 심화시키며 우리 사회를 심연으로 이끌 것이다. 기후정의를 위해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2026.6.30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