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류민·류승민·이정필·한재각·홍석만(2026). 『에너지 전환의 공공적 경로』. 사회공공연구원 연구보고서, 2026-04.
에너지 전환의 공공적 경로
이 글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공공적 경로를 위한 여섯 가지 의제를 다루었다.
첫째, 전력 부문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구조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해상풍력의 공공적 확대 주체로서 발전공기업의 통합 필요성을 다루었다. 본 연구는 여기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발전공기업 통합 방안과 이와 병행되어야 할 민주적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추가로 모색한다. 아울러 폐쇄되는 석탄화력발전소 인력을 통합 발전공기업으로 재배치하는 일자리 전환 방안을 포함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 전략을 검토한다.
둘째, 발전 부문의 석탄화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문제의 보다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전 연구에서도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일자리 문제를 다루었으나, 2025년부터 석탄화력발전소의 연쇄적인 폐쇄가 본격화되는 만큼 더욱 세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따라서 해당 발전소의 인력 및 고용 현황에 대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의로운 전환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분산에너지 체계 도입에 따른 공공적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 중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의무 설치량, 지역별·연도별 비율), 배전망 관리·감독, 전력계통영향평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및 특례(전력 판매 개방, 신산업 활성화),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등 대대적인 전력 시스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이에 대응하여 ‘지역 생산·지역 소비(지산지소)’ 성격을 지닌 분산에너지원으로서 재생에너지의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통제할 것인지 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앞서 제기한 셋째 문제와 연계하여 태양광 에너지의 공공성 확보 방안을 다루어야 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대규모 해상풍력이 주된 분석 대상이었으나, 전체 설비 규모를 고려할 때 태양광의 비중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2023년 기준 태양광 발전 전체 설비의 98% 이상을 민간 사업자가 소유하고 있어, 이윤 추구 중심의 시장주의적 개발과 운영이 여러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태양광 에너지의 공공적 역할을 크게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분산에너지 체계 도입과 더불어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햇빛 소득’ 등 각종 태양광 촉진 정책에 대응하여, 민주적인 공공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전국적 차원의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전략과 정합성을 갖는 지역 단위의 공공 태양광 생태계 구축 방안을 탐색해야 한다.
다섯째, 에너지 전환 비용 조달을 위한 녹색금융의 공공성 확보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민간 금융자본의 새로운 지대 추구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에너지 인프라가 금융화되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금을 활용한 안정적이고 공공적인 재원 조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금융 불안정성을 통제하고 투자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섯째, 전면적 전기화가 어려운 산업·수송 부문을 고려할 때, 수소 부문의 공공적 통제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미래 재생에너지 시스템에서 그린수소의 생산·투자·공급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기존 천연가스 산업 구조와 어떻게 연계하며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가스산업의 공공성 문제와 직결된다. 이는 한국가스공사의 중장기적 미래 전략 및 천연가스 산업의 우회적 민영화 문제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