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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60210 시장에 맡겨진 전환의 실패, 공공재생에너지로 예방하라! 해외 민간 기업의 줄이은 해상풍력 사업 중단 소식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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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맡겨진 전환의 실패, 공공재생에너지로 예방하라!

- 해외 민간 기업의 줄이은 해상풍력 사업 중단 소식에 부쳐

최근 해외 민간 자본이 한국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다가 중단 및 철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던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태안 서해해상풍력과 신안 늘샘우이 해상풍력을 추진하던 독일 RWE가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특히 서해해상풍력단지의 경우, 충남 지역에서 폐쇄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향 아래 태안군이 함께 추진하던 사업이다. 석탄화력발전소에 지역의 삶과 경제가 깊이 연결되어 있기에, 태안을 포함한 서해권 해상풍력 재생에너지 확대는 폐쇄될 발전소 노동자들의 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과 위축되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지키는 데 중요한 전환의 거점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사업 중단을 정부가 작년 발표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에 따른 비가격 지표 평가로 참여기업의 경제적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드맵이 안보 영향, 국내 공급망 기여, 국내 공기업 참여 등의 배점을 확대해 국내기업 및 공공기관의 참여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해외 기업의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비가격 지표 평가란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비용, 리스크, 규제, 평판, 소송 리스크 등을 따지는 것으로, 기업들도 하는 평가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지금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해외 재생에너지 민간 기업의 이익에 부합해야만’ 추진할 수 있다. RWE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우리의 이익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주객전도다. RWE의 경우 여전히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나아가 정의로운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이 화석연료 자본의 판단에 맡겨져도 되겠는가? 그들이 리스크라 주장하는 것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안전망과 에너지공공성이다.
공공기관의 재생에너지 사업 참여를 높이고자 하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민간자본의 사업 중단 이유가 된다면, 이는 공공재생에너지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개별기업의  선택과 투자 판단에 의존한 채로는 신속한 에너지 전환은 이뤄질 수 없다. 정부가 더 많은 규제완화와 더 많은 특혜로 리스크를 낮추지 않는 한 말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위협받는 삶을 지키기 위해 사회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지금, 귀한 자원과 시간을 해외 민간 기업의 호주머니 불리기에 쓸 여유는 없다. 정부는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을 붓지 말고, 이미 가지고 있는 발전공기업의 자산과 역량을 재생에너지로 돌리는 데 투자하라.
태안의 경우, 작년 폐쇄를 거치며 인구가 5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이미 빠른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소 폐쇄와 재생에너지 전환은 단지 기업의 투자문제로 추진 여부가 결정되어선 안 된다. 폐쇄될 발전소에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수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삶이 달려있고,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 지켜내야 할 모두의 보편적 권리와 사회정의가 연결된 일이다. 정부는 더 이상 정의로운 전환을 말로만 하지 말고, 노동자와 지역사회 공동체가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전환의 주체가 되도록 방향을 전환하라.
에너지 전환은 시장의 사업 기회가 아니라 공공의 역할이자 모두의 삶을 지킬 막중한 과제이다. 지금과 같이 수익성을 좇는 민간 기업이 재생에너지 시장을 장악하는 구조라면, 전환의 속도와 방향은 언제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해외 민간 자본의 우는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을 책임있게 추진해야 한다.
2026.2.10
공공재생에너지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