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를 배반한 이재명 정부의 NDC 결정 규탄한다
오늘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우리나라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결정되었다.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정부의 2035년 NDC는 기후정의를 완전히 배반하는 것이다. 또한 비민주적이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NDC를 결정했다.
정부는 2030년 NDC와 달리 2035년 NDC를 범위로 제출했다. 하한선인 53%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선형 경로에 따라 도출되었고, 상한선인 61%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권고를 맞춘 수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범위를 제시한 것은 눈속임이고 중요한 것은 하한선이다. 한국 정부가 2035년 53% 감축을 결정한 것으로 이는 기후위기를 완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고소득 국가이자 온실가스 고배출 국가로서의 국제적인 책임을 방기한다는 선언이다.
2035년 NDC 결정은 은폐와 배제로 가득한 비민주적 과정이었다. 작년부터 NDC 초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작업반을 구성했는데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은 참여할 수 없었다. 작업반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NDC에 관한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결정을 두 달 앞둔 9월 8일에서야 국회 보고 형식으로 20%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4가지 안이 제시되었다. 그 이후 ‘대국민 공개 논의’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6회의 부문별 토론회를 열었는데, 여기에 초대된 사람들 역시 기업을 대변하는 이들과 소수 전문가뿐이었다. 11월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일부 시민단체를 토론자로 초대했으나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한 후에 정당성 확보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절차적 측면에서도 NDC 결정은 기후정의를 배반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1월 6일 공청회에서 부족한 부분을 ‘기후시민회의’를 통해서 사후에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산하에 500명이 참여하는 기후시민회의를 설치하고 2031~2049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경로 로드맵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방식은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큰 비판을 받은 ‘탄소중립시민회의’의 재판이다. 당시 탄녹위의 정당성이 비판받자 문재인 정부는 지역, 연령, 성별 등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500명을 선정해 토론하고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하게 했다. 그러나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정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는 배제되고 정부가 제안한 의제와 정보의 한계 속에서 갇혔다. 기후위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노동자, 농민, 빈민, 주민들은 참여할 수도 없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민주주의는 이런 기만으로 추구할 수 없다.
이번 NDC 결정에 감춰진 문제는 감축의 수단에 관한 것도 있다. 높은 수준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부유층과 대기업 만을 위한 성장, 이윤 추구 중심의 사회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시장 활성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장밋빛 기대를 품고 있다. 지난 30년간 실패해온 방식이다. 이번 NDC 발표와 함께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배출권거래제와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시장에 사고파는 배출권으로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이끌 수 없다. 기업에 대한 재정과 금융 지원 확대는 이윤에 대한 회수 계획, 소유권과 운영방식에 대한 통제가 없다면 일방적 지원으로 끝나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장 활성화와 기업 지원 중심의 전환을 추구하면 불평등과 부정의가 악화될 것이다. 탈탄소 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모든 자원을 기후 목표 달성과 사회 공공성, 차별 철폐와 평등을 위해 재배치해야 한다.
기후정의동맹은 기후정의를 배반한 이재명 정부의 2035년 NDC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우리는 기후위기와 기후재난을 악화시키는 정부와 대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 기후정의운동의 힘을 키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2025.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