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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반복되는 원통한 죽음, 이제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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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노동자의 원통한 죽음, 이제는 멈춰야 한다.

–고 김충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2025년 6월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했다. 2인 1조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채로 왜 여전히 노동자는 홀로 작업을 하고 있었는가? 이것은 2018년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과 너무나 닮아있다. 사측은 6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사고를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5월 31일 태안과 창원에서 정의로운 전환 대행진이 있었다. 올해 12월, 태안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석탄발전소 폐쇄가 본격화되지만, 고용 위기와 지역경제 위기 대책을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정부와 발전사를 규탄하고 대안을 알리는 투쟁이었다. 이날 노동자와 시민들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하고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대행진 이틀 후에 발생한 이 비극은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이다.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인력 충원을 중단하라는 원청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상시적인 퇴사자로 인력이 점점 감축되는 상황에서, 발전소 폐쇄를 핑계로 현장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인력부족 상태를 유지했던 것이다. 발전소 원청과 정부는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지역사회 쇠퇴에 대한 대책은커녕 이윤과 생명을 저울질하며 노동자는 여전히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다루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 문제를 방치하고 현장에 내맡긴 정부와 사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 김충현 노동자는 태안화력발전소의 2차 하청노동자였다. 한국서부발전의 1차 하청업체인 한전 KPS가 다시 2차 하청업체에 정비 업무를 외주화한 것이었다. 현장은 바뀌지 않았고, 위험은 여전히 외주화된 채 노동자들의 생명은 계속 위협받고 있다. 같은 방식의 죽음이 반복될 때, 이것은 구조적 문제이자 사측의 책임임을 분명히 해야한다. 고 김충현 노동자, 그는 동료들이 신뢰하고 인정하는 훌륭한 기술자였다. 그의 억울한 죽음을 분명히 밝히고 유가족들의 깊은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도록, 우리는 진실을 밝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기후정의동맹은 대책위가 요구하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발전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위험업무 2인 1조 등 현장 인력 확충,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소 폐쇄 정부 대책 마련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중대재해법이 제정된 후에도 반복되는 참사를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다른 얼굴의 비슷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 또 다른 노동자의 이름을 부르짖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윤과 생명을 저울질하는 이 세상의 작동방식을 바꾸어내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은 단지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시작돼야 하는 현실의 과제이자 모두의 생명이 달린 투쟁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기후정의동맹은 모두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기후정의의 이름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5.6.2
기후정의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