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 함께 갑시다, 창원과 태안으로! 정의로운 전환 5.31 대행진
⑤ 쪽방 주민들이 '발전소 폐쇄' 태안으로 향하는 까닭
기후위기 속 일상이 재난인 쪽방 사람들, 발전소 노동자들과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재임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5월 31일, 나는 이 정의로운 전환의 요구에 힘을 보태기 위해 태안으로 향한다. 이 여정에 동자동 쪽방 주민들도 함께한다. 쪽방 주민들이 나의 제안에 흔쾌히 응한 까닭은, 우리의 요구가 연결되어있다는 감각 때문일 것이다. 광산이 닫히며 카지노로 바뀌었던 태백의 기억은, 지금 발전소 폐쇄 앞의 지역사회, 그리고 도시 빈민의 기후재난과 맞물려 반복된다.
기후위기 속 쪽방의 일상은 재난이다. 폭염에는 바깥보다 더운 쪽방에서 버너에 밥을 짓고, 장마에는 우산을 쓴 채 공용 화장실을 다녀오고, 겨울에는 계단에 빙판이 생긴다. 전기장판이라도 들이려 하면 전기세 명목으로 월세가 만 원, 이만 원씩 오른다. 낡은 합판 벽에 냉기가 스며드는 집에서는 에너지 바우처도 무용지물이다.
동자동 쪽방 주민들은 말한다. 기후재난의 해법은 냉난방비 지원이나 무더위 쉼터 운영 같은 일시적 처방이 아니라, 누구나 '집다운 집'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에 있다고. 그래서 몇 해 전에는 에너지 바우처를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생색내기식 대책이 아닌, 저렴한 임대료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하다는 선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