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 반도체 산업 확장, 이대로 괜찮을까?
➁ 반도체와 AI는 공짜가 아니다
이현정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k-엔비디아를 이야기하며 대선후보 첫 행보로 AI 스타트업을 찾았고, 1호 공약으로 압도적 초격차, 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반도체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약속했다. 여당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후보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을 뿐 아니라 여당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반도체 R&D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정책을 추진한 고용노동부 장관 당사자였다. 반도체 및 AI 산업에 대한민국의 국운을 걸겠다는 건 거대 양당 후보 모두 동일한 셈이다. 하지만, 이대로 쭉 진행되어도 괜찮은 걸까?
소위 ‘지브리풍’ 프사가 타임라인을 뒤덮었다. 문제는 그 그림만 보고는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는 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그냥 재미로 등등 말 그대로 ‘일상적으로’ 쓰게 된 AI가 공짜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기 어렵다. 무료 AI도 많다고 받아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비용은 AI 구독료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AI는 물적 기반을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깝게는 내가 쓰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부터, AI 서버, 서버가 돌아가게 하는 전기, 냉각하는 데 쓰이는 물은 당연하고, AI가 학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제공하기 위한 하드/소프트웨어, 연계되어 있는 다양한 인프라까지.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며, 얼마만큼의 자원을 소모하고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ChatGPT의 아버지라 불리는 샘 올트먼은 최근 엑스(X)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오픈 AI에 요청형 문구나 고맙다는 말을 덧붙임으로써 허비한 전기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는 다른 사용자의 글에 “수천만 달러쯤 된다”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칩(32MB DRAM) 2g을 만드는 데 원유 1.6kg, 물 32kg이 소모된다고 한다(Semiconductor Review, 2020). 그뿐만 아니다. 반도체 산업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위험과 오염이 수반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해도 과연 반도체 산업이 우리의 미래를 올인해도 될만한 산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