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 전세이라
안녕하세요.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행위원 전세이라 입니다.
반갑습니다. 윤석열의 불법 비상 계엄부터 최근 체포까지 한 40여 일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이 상황을 좀 이해하려고 애썼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21세기에 계엄령이 발동되고 헬리콥터가 들어오고 백골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처단과 도끼와 칼 같은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을 매일 뉴스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이 현실은 정말 괴로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의 마음의 안식처는 여기 촛불과 응원봉이 함께하는 바로 이 자리였습니다. 이곳에 시민 여러분들이 계실 줄 알기 때문에 저는 어린 아들과 그다음에 친구들과 매주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윤석열을 탄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윤석열의 대통령이 되던 그 시점으로 가보면 저는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정치인은 자기 언어로 정치 비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의 비전과 소신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의 위험성을 저희는 경험했습니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아리백이 무엇이냐고 부끄러움 없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자신의 정책적 비전이나 목표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회피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정치는 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이야기하고 혹시 반대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그것을 설득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만이 정치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지만 저희 아버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강원도 홍천에 사시는데요. 연세가 일흔이 되셨는데 매일 운전대를 잡으십니다. 네 그럴 때마다 이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지만 적극적으로 운전을 말릴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홍천에서는 자동차를 타지 않으면 일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근에 저희 친척들이 사는데요. 한 명당 1대의 차량을 운행합니다. 이렇게 보면 기후 관점에서 보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탄소 가족이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지방의 현실인 것도 사실입니다.
몇 해 전 10대와 20대 청년들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과 이야기했을 때 그 친구들이 바람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친구들은 자기 용돈을 스스로 보는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이 바람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지역에서는 시내를 오가는 버스가 없고 6시 7시면 버스가 끊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저녁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10년 뒤에도 만약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여든이 되신 저희 아버지는 여전히 운전을 하실 것이고 그리고 네 그다음에 저녁 없는 삶을 바랐던 20대 청년은 지역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저에게 기후 문제는 아버지의 운전면허증 반납이고 20대 청년에게는 아르바이트이고 그다음에 군산의 어민에게는 기후 문제는 풍어이고 나주 농민에게 기후는 배일 것입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일상을 지키고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도 잠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후가 내 삶에 어떤 문제와 역량이 있고 이것을 해결하면 우리의 사회에 어떤 문제가 풀릴지 그래서 우리는 기후를 말하고 이 자리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처럼 시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자는 자격이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정당 이름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자기 정책과 공약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정책을 우리가 보고 따져보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됩니다. 윤석열이 이제 체포되고 나니까 그다음을 생각하게 되는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 퇴진 이후를 생각하는 함께 상상하고 걸어가는 장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