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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윤소영

녹색연합 윤소영

날이 제법 푹합니다. 반갑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윤소영입니다. 주말마다 광화문에 나오고 있는데, 용기내어 무대에 발언을 신청하려 했더니 신청자가 500명에서 1000명이라며, 제비뽑기를 할 수 있는데 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스포츠 관람하듯 정치를 대했던 많은 이들, 나이와 직업을 뛰어넘어 부서진 마음으로, 분노를 표출하며 뛰쳐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비통한 상황이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글로배운 민주주의의 참의미를 깨닫게 하는 기회가될것같습니다. 이렇게 마이크를 잡을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엄 이후 상황, 또 한번의 대규모 참사를 겪고 사회 대전환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가, 내가 살고 싶은 안전한 사회는 어떤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20년도 훌쩍 넘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20대 초반에 해마다 여름에 영광 흥농이라는 곳으로 농활을 갔습니다. 마을 어느 곳에 보더라도 원자력 발전소의 둥근 돔이 보이는 곳, 우리나라에서 제 나이와 비슷한 1980년에 운전한 시작한 원전력 발전소가 있는 마을이었어요. 미래소년 아톰을 보고 자란 세대라 원자력에 대한 큰 위화감없이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편리한 전기를 만들고,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데 들어설 당시 두손 들어 환영을 했다고 해요. 그러다 1986년인가요. 구 소련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터지면서 안고 있는 재앙을 인지하기 시작해 반핵활동을 시작했다고 담담히 풀어놓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후에 영원한 봉인라는 영화,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이후 처리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방사능 폐기물들을 콘크리트로 묻고, 어느 기간이 정도가 안전하냐는 감독의 물음에 100년이라고 답을 합니다. 그럼 그 다음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100년 후의 다음 세대 사람들의 기술로 해결하지 않겠냐는 답이 돌아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불확실한 과학에 희망을 걸어야한다는 무책임한 대답에 탄식이 상영관을 가득 채웠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이 될 핀란드의 방사능폐기물 처분장 온칼로는 가장 안전한 지반을 선택에 지하에 만들었고, 핵폐기물을 10만년을 보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생인류인 호모사이엔스가 이 지구 공동체에 등장을 한 것이 불과 3만년인데 다음 어떤 인류가 등장할지도 모를만한 시간 동안의 안전성이 지금 세대가 노력할 수 있는 책임과 염치라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요? 심지어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법에도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은 1만년이 유지되는 것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의 모델로 불리는 독일은 2023년 4월 이후 모든 핵발전소 가동을 멈췄습니다. 핵발전소를 통해 얻던 전기는 태양과 바람 등의 자연에너지로 상당부분 대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전환의 모델이라는 독일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은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에너지 전환을 이끌어왔던 힘,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의 힘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법을 찾아 낼 것이다는 자신감있는 인터뷰! 부러웠습니다. 사실 독일이 부러웠던 것은 핵발전소의 불을 모두 끄겠다는 것을 안전의 문제보다 윤리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었습니다. 현재의 안전을 위해 다른 생태 구성원, 다른 세대 구성원을 해치지 않는것, 누구나 공적 공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호소해 공공성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공공성은 이런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부가 곧 들어서겠지요. 사회대전환을 이야기하는 지금 저는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핵발전소 주변 인구 밀집도 세계 1위 나라의 국민으로서 핵 위협으로부터 안전과 생명권을 보장하는 정부를 원합니다. 핵발전소의 공공성을 다시 정의하기를 원합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두고 분개했지만 우리나라 모든 핵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고, 방사능 피폭과 오염의 문제는 핵발전소 지역의 주민들이 이미 겪고 있는 일입니다. 5살 아이의 소변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고 있고, 갑상선암 공동 소송을 주민들은 진행 중이라는 사실. 우리가 몰랐던 진실, 아니 모른 척 하고 싶었던 진실을 귀담아 듣는 나라를 원합니다. 안전이 사유화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안전한 나라를 원합니다.
이 환경 위기는 모든 사회적 참사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가려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더 취약한 이가 있을 뿐 누구라도 희생의 대상이 될수 있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 방법은 단 하나! 우리가 우리의 안전할 기본권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설령 닫힌 문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확성기가 되어서 알리고 두드려 일깨우며 함께 살자고 이야기해야합니다. 이 광장에서 더 많이 이야기 합시다. 우리는 엄청난 희생일 치루고 위기를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들이니 안전한 사회의 마중물이 되자고 감히 요청드립니다. 더 똘똘 뭉칩시다. 모여서 더 공부하고, 마음을 나누고, 광장에서, 동네에서 더 자주 모입시다. 함께 외쳐보면 좋겠습니다. 변화를 먼저 알아챈 우리가 전환 사회로 함께 바꿉시다. 고맙습니다